[게임리뷰] 백야극광, 미소녀+턴제+수집형RPG 이건 못 참지! 그런데 너무 취향탄다

게임명: 백야극광
개발: 투어도그 스튜디오
서비스: 텐센트 게임즈
플랫폼 및 장르: 모바일 전략 체인 RPG
출시일: 2021년 6월 17일

백야극광은 어떤 게임?

백야극광은 중국산 미소녀 모바일게임의 정점을 찍고자 한 텐센트의 야심작입니다. 수많은 미소녀 수집과 레벨 성장을 통해 더 강해지는 RPG 시스템, 그리고 위, 아래, 대각선으로 같은 색깔의 속성을 연결해 공격, 회피, 회복을 병행하는 드래그식 턴제 전투를 결합한 독특한 시너지로 완성됐습니다.

참 때깔 좋다. 퀄리티가 좋다는 건 확실

소녀전선, 벽람항로, 명일방주에 이르기까지 기획과 콘셉트가 참신하고 애초에 대중성보다 덕후라는 특정 타깃을 노리고 만든 게임들은 대부분 중국 개발사의 작품입니다. 다채로운 매력의 미소녀가 등장하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연출은 누가 봐도 일본이 만들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 매번 놀라운데요. 덕후의 본고장보다 더 덕후스러운 게임을 중국이 트렌드로 이끌고 있으니까요.

백야극광 역시 기존 출시된 중국산 미소녀 모바일게임의 성공 공식에 충실합니다. 시작과 함께 잘 만든 오프닝 영상에 놀라고, 타이틀 화면을 시작해 로딩 화면에 깔끔한 색감의 일러스트도 좋은 첫인상에 한몫합니다.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이게 퀄리티가 높다는 건 누구나 느낄 수준입니다.

게임 시작 후 라이브 2D로 표정까지 다양하게 살아있는 미소녀들의 모습은 참 때깔이 좋은데요. 캐릭터만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배경 일러스트를 유심히 보면 그 표현력과 세밀함 같은 디테일에 또 한 번 놀랄 정도입니다. 여기에 매력을 더할 유명 성우진 기용으로 스킬마다 멋진 목소리가 포함됐는데, 이런 장르에서 배척당할 남자 캐릭터조차 멋짐이 살아있습니다.

캐릭터 매력 만점 전개, 스토리 자체 재미는 글쎄

백야극광 속 캐릭터들의 매력과 멋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건 비주얼 노벨과 같은 스토리 전개인데요. 게임 내 텍스트와 이벤트 장면이 상당히 많습니다.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가 아닌 외전 스토리까지 존재하는데, 텍스트 전개에 따라 적절하게 클로즈업되고, 움직이고, 흔들리는 등 몰입할 수 있는 연출까지 전반적으로 잘 만들었습니다.

미소녀는 그 자체로 좋지만, 이들이 활약하는 스토리는 진행하는 내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정확히는 세계관과 설정이 무거울 뿐만 아니라 주인공 종족과 기억을 잃은 것에 연관된 비밀도 많은데요. 워낙 텍스트가 방대해 단번에 이해하기 힘듭니다. 현재 절반까지 진행해봤지만, 점점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죠. 추후 캐릭터의 숨은 이야기라던가 반전을 주고자 일부러 메인 스토리를 어렵게 짰다고 생각되네요.

이와 함께 필연적으로 뽑기를 진행하면서 스토리에 나왔던 미소녀보다 아직 안 나온 미소녀 캐릭터를 더 많이 얻습니다. 나는 처음인데 주인공과 캐릭터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관계로 대화를 하고 선물을 주거나 전용 이벤트로 호감도 수치를 올릴 수 있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한데요. 만난 적도 없는데 사귀는 듯해 공감대가 떨어지고 개연성도 아쉽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다른 미소녀 모바일게임도 마찬가지라 이해하고 물들어야 하니 저만의 아쉬움으로 하겠습니다.

인싸의 삶이란 이런 것? 적절하게 들어오는 미소녀 호감도

백야극광에서 핵심은 미소녀들입니다. 이들과 함께 있는 공간인 함선 스카이워커호 콜로서스를 통해 더 친밀해질 수 있는데요. 함교 레벨업을 통해 더 많이 파견을 보내거나 자원 채집이 가능하고 가장 중요한 미소녀와 호감도를 올리는 여러 상호작용도 가능합니다. 메인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 장르 본연의 내용에 충실한(?) 시간을 더 할애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숨은 매력이 가득한 메시지 기능이 인데요. 매일 랜덤하게 카톡처럼 미소녀가 주인공에게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는데, 선택지에 따라 답장하면서 나름 깨를 볶는 내용이 펼쳐집니다. 개중엔 전용 이벤트가 해금되어 콜로서스에서 만나 많은 텍스트가 포함된 이벤트 연출도 볼 수 있죠. 매력을 더해줄 속 이야기도 있고 비록 취향이 아니더라도 내가 보유한 모든 캐릭터들에게 관심을 가지게끔 한다는 점에서 괜찮은 장치이자 순기능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턴제 전투, 지루하더라도 이게 핵심 재미

백야극광 전투 시스템은 턴제 기반입니다. 필드 위에 존재하는 유닛은 한 턴에 한 번씩 행동할 수 있는데요. 턴제 전투하면 XCOM 시리즈를 먼저 떠올리는 아재로서 이 부분에 관심이 갔습니다. 미소녀를 하나하나 조작하나 싶었는데, 주인공 일행은 리더를 중심으로 파티원이 하나가 되어 같은 색깔의 라인을 따라 이동 및 전투가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턴제 전투의 단점인 플레이 시간이 길어진다는 지루함을 덜기 위한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리더를 제외하고 파티원의 속성과 같은 색깔의 라인을 드래그해 많이 이동한 수만큼 콤보 데미지가 올라가는데요. 많은 콤보를 기록할수록 적에게 주는 데미지가 크게 오르고, 한 번 더 조작이 가능해지는 등 스테이지 클리어를 위해선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하죠.

기본적으로 적을 공격하면서 턴 종료 후에도 비교적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최적의 라인을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계산하고 저렇게 비교해보는 고민의 연속이 전략의 핵심이죠. 적에 따라 공격을 받으면 기절 상태에 놓이거나 회복을 하는 등의 특징이 존재해 막연히 때리면 되는 전투보다는 누구를 먼저 공략해야 할 지, 한 번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하는 턴제의 짜릿함은 분명 존재합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상대하기 더 까다로운 능력의 몬스터나 필드 위 함정 장치도 발동하는 등 가뜩이나 턴 수도 제한이 있어 머리가 아픈데 골치까지 쑤시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턴제를 좋아하는 저와 같은 분들에게 이런 고통은 희열이기에 게임에서 턴제 시스템은 단순히 타 게임과 차별화를 위한 억지 수단이 아닌 엄연한 재미로 평가합니다.

아마 소액으로는 부족할 뽑기와 성장의 길

백야극광은 미소녀를 계속 성장시켜야 원활히 스토리를 밀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속성의 대표 캐릭터를 하나씩 집중해서 성장시키게 되는데요. 레벨을 올리고, 각성하고, 돌파(별 등급)하고, 장비 레벨업도 별도로 진행해야 하죠.

성장할수록 필요한 재화가 다르고 개수도 반복 플레이를 통한 재화 노가다가 필수며, 심지어 중복해서 같은 캐릭터를 뽑아 얻을 수 있는 특수 재화까지 요구하죠. 쉽게 말해 할 게 많고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뭐 이 정도는 비슷한 장르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예상한 부분이죠.

여기에 시간제한이 있는 던전이나 골드벌이 던전, 성장재료 던전들, 특정 속성이 유리한 던전, 한 가지 속성의 캐릭터로만 파티를 형성해 도전하는 곳도 있는데요. 이처럼 어떻게든 소외되는 캐릭터 없이 모두가 활용될 수 있도록 톱니바퀴처럼 여러 시스템이 유기적인 장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캐릭터 성장을 위한 필수 콘텐츠가 이렇게나 많습니다~

귀찮은데 무조건 던전을 돌아야 하나? 물론 그렇지 않죠. 던전 플레이가 지겹다면 상점에서 여러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데요. 필요한 것은 소수의 인게임 재화와 다수의 현실 재화죠. 뽑기에 필요한 전용 아이템과 각종 패키지, 그리고 교환을 통해 1이라는 재화를 2라는 재화로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캐시템은 구매하면 당장에 도움이 되는 구성이지만, 이중 무조건 필수라는 제품은 고르기 어려운데요. 이유인즉 뽑기에 필요한 재화는 확률에 맡겨야 하고, 성장 재료는 사용한다고 이 캐릭터의 성장이 완전히 끝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게임은 잘 만들었다, 나머진 취향 차이일 뿐

백야극광은 잘 만든 게임입니다. 애초에 확고한 타깃을 겨냥해 이들이 좋아할 수준 높은 미소녀 일러스트와 매력을 높일 대화 텍스트와 이벤트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요. 비록 전투에서는 모델링이나 스킬 연출은 간결해 재미와 별개로 퀄리티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습니다. 장르가 그렇고 이를 플레이 하는 타깃이 그렇듯 취향 차이가 극명한 게임이었습니다.